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21번째 정책을 냈지만,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엄밀히 보면, 그냥 실패가 아닌 퍼펙트 실패다. 집값은 오히려 역대 정부대비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서울 아닌 곳에 집을 둔게 참 다행이다. 다행인 이유는 집값이 오르면 좋을 것 같지만, 세금도 덩달아 오르는 구조라 실거주 입장에서는 반가울 게 없다.
이쯤 되면, 서울 집값은 정책으로 잡기 힘들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일종의 서울의 브랜딩 효과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것이 일종의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모두가 서울에 살려고 한다. 마치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이 희소하고 예쁘다고 하니 모두가 갖고싶어 안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더해진 결과다.
물론, 스타벅스에 가서 미팅을 하면 목이 잠기는 나 같은 사람은 일부러라도 스타벅스는 찾지 않는다. 브랜드가 작용하지 않는 스케이스다. 실리를 따지고 보면, 득되는 게 별로 없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밀집하는 두려움이나 대화를 좀 나누려고 하면 꽉찬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맞은편 테이블 소리도 잘 안들린다. 이런 소음을 돈을 내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실리적이지 않다.
서울의 집도 마찬가지다. 송파에 살면 범죄도 없을 것 같아서 아이 어린시절을 송파에서 보냈는데, 사실 송파에서 강남까지 출근은 30분이 족히 걸렸다. 근거리에 지하철도 없었고, 지하철 근거리는 교통난과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그 삶이 좋은 것인줄로 착각하고 6년 살다, 좀더 여유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기도로 내려왔다. 경기도의 삶은 쾌적하고 걸어서 대형마트, 학교, 운동시설, 공원, 카페 거기다 천을 낀 산책로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사실 지금은 왜 서울에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를 정도다. 아, 얼마전 친구를 만나러 광역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가면서 생각해보니 서울이 경기도 보다 좋은 이유 딱 하나는 가성비 맛집이다. 직장 밀집 지역이니 식당들의 회전율이 빠르고 그래서 재료가 신선하고 가격도 좋다. 매일 사먹을 것도 아닌데, 그것때문에 서울에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쯤되면, 욕망의 수요를 전환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각 지자체가 지자체 브랜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서울에 대한 욕망을 누그러트리는 캠페인 같은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PS, 그렇다고 서울의 과밀화를 무시한 채 계속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대안이 되지 않는다. 실제 살기 좋은 곳들은 공급을 늘리면 잠깐 집값이 주춤하는 경향은 있어도 결과적으로 계속 오른다. 서울집은 가질 수 있으면 더 가지고 싶은 것이다. 또, 지금 다주택자가 세금때문에 팔려고 하는데, 오히려 세금에 묶여 팔지 못하는 현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정책적으로 유도할지도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Research No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2 소비자 트렌드] 엔데믹 소비 트렌드, 'UNLOCK' (0) | 2022.05.20 |
|---|---|
| 포스트코로나 K-뷰티 전망 (0) | 2020.09.11 |
| 혁신은 누구의 것인가 (0) | 2020.07.03 |
| 포스트 코로나 소비트렌드 SHOCK (0) | 2020.06.23 |
| [PR vs 마케팅] 작은 회사인데, PR과 마케팅을 꼭 따로 운영해야 하는가? (0) | 2020.01.06 |